우리 회사는 어떤 유형?...블록체인 추진방식 5가지
우리 회사는 어떤 유형?...블록체인 추진방식 5가지
  • 황치규 기자
  • 승인 2019.11.20 09:1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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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이비드 폴롱거 가트너 부사장, HBR서 기준 및 특징 밝혀

 

많은 기업들이 저마다의 이유로 이런저런 블록체인 프로젝트를 진행 중이거나 준비 중이다. 하지만 블록체인이라는 이름을 달고 있다고 모두가 다 같은 블록체인은 아닌 법. 탈중앙화의 정도에 따라 블록체인 프로젝트는 다양한 유형으로 나뉜다.

IT시장 분석업체 가트너에 따르면 블록체인과 암호화폐를 똑같은 의미로 보는 사람들도 많지만, 블록체인의 가치 제안은 훨씬 광범위하다. 핵심은 2명 이상의 사람이나 기업, 컴퓨터들이 은행이나 제3의 중개 플랫폼 없이 디지털 환경에서 가치를 서로 교환할 수 있도록 한다는 것. 다시 말해 블록체인은 디지털 경제에서 거래의 조건을 재규정한다는 얘기다.

그럼에도 현재 시점에서 기업들이 블록체인을 즉시 적용하기가 만만치 않은 것도 사실. 블록체인은 여전히 나온지 얼마되지 않았고, 기반 기술도 계속 진화하고 있으며 풀어야 할 숙제들이 적지 않다.

데이비드 폴롱거 가트너 부사장
데이비드 폴롱거 가트너 부사장

가트너는 "최근 진행중인 실험들은 블록체인의 핵심 구성 요소 중 일부만 사용한다. 블록체인 아키텍처는 당초 의도처럼 탈중앙화되지 않았다. 많은 프로젝트가 소수 그룹이 소유하고 관리하며 허가받은 사람들만 참여할 수 있다"면서도 "이같은 중앙화된 거버넌스는 보안, 합의 신원, 익명성 등 논쟁적 주제에서 벗어나 블록체인 기술로 실험을 할 수 있게 해줬다"고 지적했다.

기업들의 블록체인 사업은 각기 탈중앙화와는 거리가 있지만 그 정도는 다르다.

데이비드 펄롱거와 크리스토퍼 유주로 부사장은 최근 하버드비즈니스리뷰(HBR)에 탈중앙화 수준을 기준으로 기업들이 진행하는 블록체인 프로젝트를 5가지 유형으로 요약한 글을 기고 했다. 가독성을 고려해 인용 부분은 데이비드 펄롱거 부사장으로 통일했다.

 

FOMO(Fear of Missing Out)  솔루션 

첫번째 유형은 지금 안하면 손해라는 심리, 이른바 FOMO(fear of missing out)의 영향을 받아 탄생한 프로젝트들이다.

FOMO 형태의 블록체인 솔루션은 완전히 중앙화됐다. 내부 사용 또는 매우 제한된 파트너들을 위한 용도로 한 회사가 주도하는 경우가 많다. 

펄롱거 부사장은 "FOMO 솔루션은 한 회사가, 혁신적으로 비춰지길 원하기 때문에 등장했지만 블록체인에 어떻게 비즈니스 가치를 추가할지, 해당 업무에 블록체인 기술이 최선인지에 대해서는 고려되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타당성과 무관하게 상의하달 식으로 블록체인 사업추진 지시가 내려와 어쩔 수 없이 추진하는 프로젝트라는 것이다. 펄롱거 부사장은 CEO의 지시로 추진한 모 지역금융 회사 CIO의 경험담을 공유했다.

이같은 프로젝트의 대표적 휴유증은 문제는 방향과 추진방식인데 블록체인 자체가 실패했다고 판단하게 된다는 점이다. 그는 "FOMO형 솔루션은 기존 시스템과 프로세스에도 부담이 되고 효율성 향상 없이 추가비용만 유발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하지만 의미가 아예 없는 것은 아니라는 입장이다.  그는 "시장에 당신의 조직이 최신 트렌드의 위에 있다는 메시지를 보낼 수 있다"며 "잠재 고객들은 당신 조직을 다시 볼 수 있고, 경쟁자들은 유사한 FOMO를 이유로 시간과 자원을 투자할 수 있다"고 말했다.

 

트로이목마 솔루션

트로이 목마 유형은 영향력이 큰 특정 기업, 또는 소규모 그룹이 솔루션을 개발하고 다른 생태계 참가자들의 사용을 유도한다.  솔루션을 주도하는 소수 이해관계자들은 해당 분야에서 브랜드 파워가 있고,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기술력도 탄탄한 경우가 많다.

하지만 이같은 환경에선 소수 기업이 참가자들에게 데이터 공유를 요구하고 자신들을 위한 시장 통합을 위해 통제나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다. 또 참가자들에게 그들 회사의 데이터 공유를 요구하거나 그들을 위해 시장 통합을 이끄는 방식으로 영향력을 행사할 가능성이 있다.

블록체인을 활용해 공급망에서 제품 관련 오류를 추적하는 월마트나 알리바바가 그 예다.  명분은 그럴듯 하지만 트로이목마형 블록체인의 리스크는 참가자들이 플랫폼을 주도하는 기업들의 기술에 의존하고, 계약 조건에 묶이게 된다는 것.

폴롱거 부사장은 "트로이목마 타입에선 시간이 갈수록 시장에 대한 보다 많은 통제를 할 수 있고 공급쪽 데이터가 많을수록 참가자의 리스크는 클 수 있다"고 지적했다.

주도적 기업의 기술에 의존하게 되고, 계약 조건에 묶이게 된다는 것이다. 시간이 갈수록 트로이목마는 시장에 대한 더 많은 통제를 할 수 있다. 공급쪽 데이터를 많이 모을수록, 트로이목마 유형에서 비즈니스 통용은, 참가자들에 높은 리스크 수준에서 거래될 수 있다.

 

기회 솔루션(Opportunistic Solutions)

기회 솔루션은 기존 제품으로 풀기 어려운 문제를 해결하거나, 기록 보관에 대한 기회를 잡는 데 초점이 맞춰져 있다. 오스트레일리아 증권거래소가 금융 거래를 간소화하기 위해 개발하는 블록체인 솔루션, 미국 증권예탁결제원(DTCC)이 신용 디폴트 스왑 기록을 관리하기 위해 블록체인을 개발한 것이 그 예다.

펄롱거는 "기회 솔루션은 실제 운영되지 않더라도 참가자들에게 가치를 제공할 수 있다"며 프로젝트를 통해 얻은 경험 측면을 강조했다.

 

진화적인 솔루션

진화적 블록체인 솔루션 디자인은 시간이 가면서 탈중앙화된 거버넌스와 토큰을 사용하는 방향으로 발전한다.

그는 유럽 축구를 관리하는 유럽축구연맹(UEFA)이 좋은 예다. UEFA는 현재 시큐틱스(SecuTix), TIXnGO, ELCA 그룹 등 스위스 기술 회사들과 협력해 보다 안전하고 공정한 축구 티켓 판매 2차 시장 플랫폼을 블록체인 기반으로 준비 중이다.

UEFA 플랫폼에서 사용자가 티켓을 구입하려면 시큐틱스와 TIXngo 앱을 다운로드해야 한다. 이들 앱은 블록체인에 연결되고 티켓은 토큰화돼 있다.

플랫폼은 티켓 구매 내역을 기록하고 구체적인 소유권을 관리할 수 있다. 폴롱거는 "누군가가 티겟을 친구나 가족에게 주고 싶으면 앱을 통해 그렇게 할 수 있다. 앱은 전송 기록을 블록체인에 보내준다. 티겟을 오픈마켓에 올리는 것도 가능하다"고 말했다.

이를 통해 바가지를 막고, 불법 중개자들이 2차 티켓 시장에 뛰어드는 인센티브를 제한할 수 있다는 것. 그는 "시간이 갈수록 티켓 2차 시장은 모든 티켓 리셀러들이 생태계에 연결되는 탈중앙화된 영업 네트워크로 진화해나갈 것이다"고 내다봤다.

 

블록체인 네이티브 솔루션

마지막 블록체인 유형은 신규 시장을 창출하거나 기존 비즈니스 모델을 파괴하기 위해 스타트업이나 기존 회사의 자회사가 개발하는 경우가 많다. 처음에는 토큰이나 탈중앙화된 거버넌스 기반으로 시작하지 않을 수도 있지만, 시간이 가면서 이같은 방향으로 흘러가도록 디자인된다.

가장 좋은 분야중 하나는 고등 교육이다. 옥스퍼드및 케임브리지의 연구 그룹이 설립한 울프대학도 그중 하나.

울프대학은 학위 코스들을 위한 탈중앙화된 에어비앤비 성격으로 비영리에 국경 없는 디지털 교육 사회를 표방하고 있다. 교수들과 학생들을 보안 컨트랙트를 통해 연결하고, 학습 장터 기록을 수집한다. 학생들은 학점을 얻고, 교수들은 보상을 받게 된다.

게임도 떠오르는 블록체인 커뮤니티로 부상했다. 폴롱거는 사용자가 게임을 지원하기 위해 자체 토큰을 만들게 해주는 엔진 같은 플랫폼을 사례로 들었다.

그는 "네이티브 블록체인 솔루션은 기존 산업에 새로운 비즈니스들을 불어넣을 것"이라며 "자체 데이터를 통제하면서 탈중앙화를 실험하고 싶어하는 참가자들에게는 어필하겠지만, 테스트되지 않은 기술들은 주요한 리스크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황치규 기자 delight@thebchai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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