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정부, 평양 블록체인 컨퍼런스 참가자 기소...왜?
미 정부, 평양 블록체인 컨퍼런스 참가자 기소...왜?
  • 강진규 기자
  • 승인 2019.12.01 15:0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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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미 연방 검찰, "북한, 남한에서 북한으로 암호화폐 송금 시도"
- 참가자 추가 기소 및 수사 확대에 촉각
조선친선협회(KFA)는 2020년 2월 평양에서 블록체인&암호화폐 컨퍼런스를 개최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 출처: 평양 블록체인&암호화폐 컨퍼런스 홈페이지 

미국 연방 검찰이 올해 4월 북한에서 열린 ‘평양 블록체인 & 암호화폐 컨퍼런스’에 참석했던 암호화폐 전문가를 체포, 기소했다. 외신들에 따르면 기소된 전문가는 북한 당국과 남한에서 북한으로 암호화폐를 전송하는 방안도 논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남한에서 북한으로 암호화폐 전송이 시도됐거나 실제로 이뤄졌을 경우 파장이 예상된다.

AP, NBC뉴스 등 외신들은 미국 검찰이 버질 그리피스(Virgil Griffith)를 북한에 자금 세탁과 제재 회피에 사용될 수 있는 블록체인 및 암호화폐 기술을 제공한 혐의로 기소했다고 29일 (현지시간) 보도했다.

외신들에 따르면 버질 그리피스는 이더리움 재단(Ethereum Foundation)에 소속된 암호화폐 전문가다. 그는 미국 국무부가 북한 방문을 허가하지 않았음에도 올해 4월 평양에서 개최된 블록체인&암호화폐 컨퍼런스에 참석한 것으로 알려졌다.

컨퍼런스에서 그리피스는 블록체인 및 암호화폐 기술이 제재 회피 및 자금 세탁을 위해 어떻게 사용될 수 있는지에 관한 강연을 진행했고 관련 토론회에 참여했다.

해외 친북 단체인 조선친선협회(KFA)는 올해 4월 22~23일 이틀 간 평양 과학기술전당에서 ‘평양 블록체인 및 암호화폐 컨퍼런스’를 개최한 바 있다. 이 행사에는 50~60명의 해외 블록체인 전문가들이 참석해 북한의 금융, IT 전문가들을 대상으로 강연과 토론을 했다고 한다. 북한 블록체인 컨퍼런스 '또' 열린다...AI도 추가

당시 주최 측은 북한 당국의 요구로 행사에 한국, 일본, 이스라엘 국적자와 언론인은 참석하지 못하도록 했다.  

알레한드로 까오 데 베노스 조선친선협회 회장은 행사 후 “북한의 IT, 은행, 보험, 무역 분야 전문가들이 참석했다”며 “강연은 북한의 주변국, 동아시아 지역의 블록체인 프로젝트 사례에 대해서 알아보고 블록체인과 토큰화 등 기술의 실제 사용에 중점을 둔 내용이었다”고 설명했다.

버질 그리피스는 바로 이 행사에 참석해 블록체인, 암호화폐에 대해 강연을 한 것이다. 버질 그리피스 뿐 아니라 다른 참석자들에 대해 미국 정부의 규제와 기소가 진행될 가능성도 있다.

외신들에 따르면 미국 연방 검찰은 그리피스가 컨퍼런스 이후에도 북한의 암호화폐 거래에 도움을 줬다고 주장하고 있다.

미국 연방 검찰은 올해 8월 그리피스가 남한에서 북한으로 암호화폐를 전송하는 계획을 세우고 실제로 이를 시도했다는 내용의 메시지를 확보한 것으로 알려졌다. 미국 연방 검찰은 이것이 국제비상경제권한법(IEEPA) 위반이라는 입장이다. 해당 법을 위반하면 최대 20년의 징역형을 받을 수 있다. 

북한과 그리피스가 남한에서 북한으로 암호화폐 전송을 추진한 것이 사실로 확인될 경우 파장이 예상된다. 그 자체만으로도 대북 송금, 자금세탁방지 등을 위반한 것이다. 더구나 북한은 국내외 암호화폐 거래소 해킹 등의 혐의를 받고 있어 이에 도움을 준 것으로 해석될 수도 있다. 미국 재무부 “북한, 해킹 통해 암호화폐 5억7100만 달러 갈취”

과연 누가 남한에서 북한으로 암호화폐를 송금하려고 했는지도 의문이다. 이에 따라 이번 사건과 관련해 남한에서도 수사가 진행될 것으로 예상된다. 수사 결과에 따라 블록체인 업계를 넘어 사회, 정치적 문제로 부상할 가능성도 있다.

북한은 수년 전부터 블록체인, 암호화폐에 큰 관심을 가져온 것으로 알려졌다. 그에 따라 올해 4월 해외 전문가들을 초청해 컨퍼런스도 개최한 것이다. 또 최근 유엔(UN) 안전보장이사회는 보고서를 통해 북한이 해외에서 암호화폐공개(ICO) 프로젝트를 진행했다고 지적하기도 했다. 북한, 홍콩서 ICO 추진 드러나...UN, 배후로 '줄리안 김' 지목

그러나 미국 정부 등은 북한의 이같은 관심에 대해 제재 회피, 자금세탁 등의 목적일 것이라고 의심하고 있다. 이에 미국 정부는 북한의 블록체인, 암호화폐 관련 활동을 면밀히 조사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한편 KFA는 2020년 2월 두 번째 평양 블록체인 & 암호화폐 컨퍼런스 개최를 추진하고 있다. 주최 측은 내년 행사를 올해보다 더 크게 열 것이라고 주장했다. 북한, 제2회 '평양 블록체인-암호화폐 컨퍼런스' 내년 2월 연다

하지만 미국 정부가 행사 참석자를 기소하면서 행사가 예정대로 열릴 수 있을지 미지수다. 이번 사건과 내년 행사 개최 여부에 대한 이메일 문의에 KFA는 아무런 답변도 하지 않았다.

강진규 기자  viper@thebchai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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