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 비트코인은 가치저장용...교환수단까진 오래 걸릴 것"
"지금 비트코인은 가치저장용...교환수단까진 오래 걸릴 것"
  • 황치규 기자
  • 승인 2019.12.06 14:5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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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트코인 개발자 지미 송 "결국 생활에서 쓰겠지만 지금은 아냐"
이더리움에 대해선 여전히 비판적..."중앙화 리스크 크다"

한국계 비트코인 개발자로 글로벌 암호화폐 판에서 대표적인 비트코인 맥시멀리스트(비트코인 지상주의) 중 한 사람으로 꼽히는 지미 송이 5일 한국을 찾았다. 

그는 '테크핀 컨퍼런스'에서 기조연설을 한데 이어 최근 국내에서 출간된 자신의 책 '프로그래밍 비트코인'(한국어 제목, 밑바닥부터 비트코인) 출간 기념회를 갖고 비트코인이 주는 가치와 이더리움 등 비트코인 외 다른 암호화폐들의 한계, 향후 비트코인의 진화 방향에 대한 생각을 공유했다.

지미 송은 그동안 비트코인 외에 다른 암호화폐들의 가치는 크지 않다고 강조해왔다.

이더리움도 그에게는 기술이 아닌 마케팅으로 가치를 만든 사례일 뿐이다. 그는 블록체인으로 비즈니스 혁신을 해보려는 시도에 대해서도 "현실성이 떨어진다"면서 비판적인 입장이다. 블록체인은 비트코인 정도의 탈중앙화된 암호화폐를 구현해야 존재감을 가질 수 있다는 것이다.

이번 밋업에서도 비슷한 메시지들이 이어졌다. 다수 암호화폐들이 내재 가치 없이 마케팅으로 가치를 끌어올리고 있다는 지적을 쏟아냈다. 또 페이스북의 리브라, 중국 중앙은행이 발행할 디지털 위안 등에 대해서도 특유의 직설적인 비판을 쏟아냈다.

 

비트코인 개발자 지미송이 5일 저녁 국내에서 밋업을 열고 법정화폐에는 없는 비트코인만의 가치를 거듭 강조했다.

 

-그동안 이더리움과 같은 스마트 컨트랙트 플랫폼들에 대해 비판적인 입장이었는데, 비트코인 스마트 컨트랙트의 잠재력은 강조하고 있다. 스마트 컨트랙트 구현하는 데 있어, 비트코인과 이더리움은 어떻게 다른가.

"비트코인은 튜링 완전성(turing completeness)에 기반하지 않는 스마트 컨트랙트라는 게 가장 큰 차이다. 좀 더 구체적으로 말하면 비트코인 스마트 컨트랙트는 코드를 분석하기가 쉬운 구조다. 최종 상태를 미리 예측할 수 있다. 반면 이더리움처럼 튜링 완전성에 기반한 스마트 컨트랙트는 무한 루프가 발생할 수 있고, 복잡성도 커 코드를 분석하기 어렵다. 해커들은 이렇게 복잡한 코드를 보면, 돈을 빼낼 수 있음을 알 수 있다."

 

-비트코인은 디지털 자산으로 바라보는 인식이 강하다. 결제 등 실생활에 활용되기는 어렵다는 지적인데 어떻게 생각하나.

"예전에 비트코인으로 재봉틀을 산 적이 있는데, 지금 후회를 하고 있다. 2009년 당시엔 89 비트코인을 내고 양말을 산 친구들도 있었다.(웃음) 지금으로선 상상도 할 수 없는 일이다. 비트코인은 지금 가치 저장 수단으로서의 성격이 강하다. 결국 가치의 저장이 아니라 교환 수단으로도 비트코인을 쓰겠지만 현실화 되기까지는 생각보다 오래 걸릴 것이다. 라이트닝 네트워크 등 이를 지원하는 솔루션들이 나오고 있지만, 상점들에서 직접 비트코인으로 결제할 수 있지 않으면 일상에서 비트코인이 쓰이기는 쉽지 않을 것으로 본다." 

 

-비트코인 맥시멀리스트로 알려져 있다. 개발자로서 비트코인에서 가장 개선하고 싶은 것은 무엇인가? 

"비트코인이 최고이기는 하지만, 완벽하다고 말하는 것은 아니다. 비트코인 역시 문제는 많다. 개선할 것도 많다. 멀티시그 버그도 있고, 블록헤더도 4바이트 밖에 되지 않는다. 난이도 조정과 관련해서도 버그가 있다. 문제는 너무 너무 많다. 고칠 수 있는 것도 있고, 없는 것도 있다."

 

-가치 측면에서 비트코인 말고 주목해야 할 암호화폐를 꼽는다면?

"가치를 어떻게 정의하느냐가 우선일 것 같다. 가치라는 게 세상에 보다 의미 있는 방법으로 기여하는 것이라면, 지캐시, 모네로, 디크레드, 그린을 꼽고 싶다. 여기 개발자들은 개인적으로도 잘 아는 친구들인데, 다들 훌륭하다. 대부분의 알트코인들과 달리 4개 코인은 비트코인의 문제들을 해결한 상태에서 나왔고, 최신 암호학 기술들도 유의미하게 사용하고 있다. 비트코인의 경쟁 상대는 아니지만, 실력 좋은 개발자들이 기술에 기여한다는 점에서 가치가 있다고 생각한다."

 

-비트코인 개발자가 되기 위해 갖춰야할 게 있다면?

"일단, 당연히 훌륭한 프로그래머여야 한다. 프로그래밍을 20년 정도 했는데, 혼자 똑똑해서 특정 언어로 코딩 잘하는 게, 유일한 소양은 아니다. 시간을 통해 배우고, 문서화, 테스팅, 코드가 쉽게 읽혀지도록 프로그래밍 하는 것이 중요하다. 비탈릭 부테린의 코드를 보면 금방 대학 나온 사람이 짠 것처럼 난해한 코드가 많다.(웃음). 다시 강조하지만 비트코인 개발자가 되려면 실력이 좋은 소프트웨어 개발자가 되는 것이 우선이다. 어떤 개발자가 좋은 개발자냐는 예술의 영역이다. 경험이 많이 필요하다."

 

-성취감도 있을 텐데...

"크게 두가지다.  오픈소스에 기여하는 것은 나름 이기적인 이유가 있다. 훨씬 더 나은 개발자가 될 수 있다는 것이 핵심이다. 전세계 모든 나람들이 내가 만든 코드에 대해 이야기한다. 그러면서 스킬을 향상시킬 수 있다. 내가 비트코인에 기여하는 것은 그래야만 사람들이 나를 신뢰하기 때문이다. 개인적으로 나는 비트코인 보유자이기도 하다. 내가 가진 비트코인을 보호하는 가장 좋은 방법은 스킬로 기여하는 것이다."

 

-한국도 그렇지만, 전세계적으로 중앙화된 암호화폐 거래소들을 겨냥한 해킹이 끊이지 않고 있다.

"거래소들이 거래가 일어날 때마다 일정 량의 돈을 가져가는 데, 수수료가 생각보다 높다. 이런 지대 추구는 기존 금융 서비스에도 있다. 사람들이 여기에 많이 익숙해져 있는데, 혁신적인 파괴가 가능한 분야라고 생각한다. 누군가는 파괴적 혁신을 가능케 할 것이다. 지금은 안타깝게도 많은 사람들이 자신이 책임을 지는 것에 대해 불편하게 생각한다. 자신이 은행이 되는 것에 대해 부담을 갖는 것 같다."

 

-암호화폐 시장이 정부 규제 아래 놓이면서, 기존 금융 체제 안에 들어가는 흐름도 있다.

"정부는 항상 통제하려 한다. 이런 상황에서 단일 취약점이 있다면 정부는 어디를 공략하면 장악할 수 있는지 바로 알 수 있다. 비트코인은 중앙화돼 있지 않다. 탈중앙화된 방식이 파괴적인 혁신을 가져 온다고 보고 있다."

 

-이더리움 플랫폼으로 중심으로 탈중앙화 금융(디파이: Defi)가 확산되고 있다. 어떻게 보나.

"메이커다오(MakerDAO)를 보면 중앙은행처럼 느껴진다. 메이커오가 제공하는 다이(Dai)도 결국 달러에 고정된 건데, 장기적으로 지속 가능하다고 생각하지는 않는다. 다이는 하락장이 지속되면서 이더리움 보유자들이 계속 버틸 수 있도록 해주는 일환일 뿐이다. "

 

-리브라나, 중국 중앙은행이 준비 중인 디지털 위안도 최근 이슈다.

"둘 다 비트코인과는 비교할 수 없다. 디지털 위안의 경우 달러 패권에 도전하기 위해 중국 정부가 추진하는 노력이라고 생각한다. 중국이 아프리카 국가들에 많이 투자해놨다 보니, 디지털 위안이 국제 거래용 결제 화폐로 쓰일 것라는 관측도 있다.

하지만 이건 개인적인 추측일 뿐이다. 정치적으로 봐야할 측면도 많다. 리브라의 경우 중국이 디지털 위안화를 내놓고 달러 패권에 맞설때 그걸 상대할 수 있는 좋은 무기다. 페이스북은 20억명이 쓰고 있다. 배포 문제를 완전히 해결할 수 있다. 하지만 리브라는 단일 취약점이 있기 때문에, 미국 정부가 편하게 허락해주지 않을 가능성도 높다."

 

-리브라나 디지털 위안 같은 CBDC(Central Bank Digital Currency)를 암호화폐로 봐야 하나.

"외부에서 똑같이 암호화폐라고 하는데, 비트코인은 다른 것들과 확실하게 다르다. 비트코인은 탈중앙화돼 있다. 다른 코인들은 중앙화된 요소가 많다. 스테이블 코인만 봐도 종류도 많고, 특징도 제각각이다. 하지만 모두가 스테이블코인으로 불리울 뿐이다. 개인적으로는 암호화폐라는 말이 없었으면 좋겠다. 비트코인은 비트코인, 알트코인은 알트코인, 스테이블코인은 스테이블코인이라고 부르는게 낫다."

 

-이더리움에 대해 계속 비판적인 입장을 보여왔다. 가장 큰 문제는 뭐라고 보나.

"이더리움은 단일 실패 지점이 생각보다 많다. 많은 이더리움 개발자들이 아마존웹서비스(AWS)에 기반한 인프라(Infura)를 쓰고 있고, 이더리움재단이 펀딩을 결정한다. 로드맵도 비탈릭 부테린 등 몇몇 개발자들이 결정한다. 어떤게 이더리움의 치명적인 아킬레스건이 될지는 모르겠지만, 아무튼 좋은 시스템은 아니라고 본다."

황치규 기자 delight@thebchai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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