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세청, 빗썸에 부과한 세금 803억 징수 가능할까
국세청, 빗썸에 부과한 세금 803억 징수 가능할까
  • 정유림 기자
  • 승인 2019.12.31 16: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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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세청 과세 근거로 제시한 소득세법 119조 12호 ‘마’목과 ‘카’목 해석 갈려
원화 출금액 기준으로 세금 산정, 비거주자 구분 모호 등도 문제

[디지털투데이 정유림 기자] 국세청이 국내 암호화폐 거래소 빗썸의 외국인 이용자 거래 소득과 관련해 803억원의 세금을 부과한 가운데, 소득세법 해석이 실제 징수를 판단할 쟁점으로 부상했다.

국세청은 소득세법에 명시된 항목에 따라 과세가 타당하다는 입장이다. 하지만 해당 항목도 해석에 따라 판단이 갈릴 수 있다는 분석이다. 또 국세청이 전체 출금액을 기준으로 과세한 점, 비거주자 구분이 모호한 점 등에 대한 판단이 필요해 향후 진행 상황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31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국세청은 소득세법 119조 12호 ‘마’목과 ‘카’목을 근거로 빗썸에 과세 의무를 부과한 것으로 나타났다.

‘마’목은 비거주자의 국내 원천 기타소득에 대해 ‘국내법에 따른 면허·허가 또는 그밖에 이와 유사한 처분에 따라 설정된 권리와 그밖에 부동산 외의 국내자산을 양도함으로써 생기는 소득’이라고 분류하고 있다.

이어 ‘카’목에서는 ‘가목부터 자목까지의 규정 외에 국내에서 하는 사업이나 국내에서 제공하는 인적 용역 또는 국내에 있는 자산과 관련하여 받은 경제적 이익으로 인한 소득 또는 이와 유사한 소득으로서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소득’이라고 규정했다.

국세청은 이를 근거로 국내 비거주자의 암호화폐 거래 소득에 과세했다는 입장이다. 하지만 암호화폐가 자산에 포함되는지 여부도 해결되지 않은 상황이어서 관련 해석이 앞으로 결과를 좌우할 것이라는 분석이다.

지난 6월 국제회계기준위원회는 암호화폐를 재고자산 또는 무형자산으로 분류해 회계처리를 한다고 했지만 국내에서는 여러 자산 중 무엇으로 암호화폐를 분류할지 정하지 않았다. 

이와 관련해 31일 기획재정부는 우선 “비거주자의 국내 가상통화(암호화폐) 거래에 따른 소득이 국내원천 기타소득에 해당하는지 여부는 ‘국내 자산’ 해당 여부 등이 선결 문제”라는 정도로 입장을 밝혔다.

또 암호화폐가 경제적 이익을 주는지가 중요한데 국세청이 기준으로 한 전체 출금액만으로 이를 판단하기 어렵다는 지적이다.

권단 법무법인 한별 변호사는 “국세청의 과세 근거가 아예 없는 것은 아니지만 계산상의 문제가 있다”며 “‘카’목에 따르면 경제적 이익이 발생한 결과를 따져 과세를 해야 하는데 이용자들이 출금한 원화 금액을 바탕으로 한 과세는 적절치 않다고 볼 수 있다”고 말했다.

출금액만으로는 손실 여부를 판단하기 어렵다는 것. 100만원을 투자해 90만원의 손실이 나도 소득세로 10만원을 내라고 하는 것과 같은 맥락이라는 설명이다.

비거주자의 구분 역시 모호하다는 지적이다. 법무법인 오킴스의 권오훈 변호사는 “빗썸에서는 가입 시 내국인과 외국인을 구분하는 것으로 알고 있는데 이것만으로 국내 거주자, 비거주자 여부를 판단하기는 어렵다”고 말했다.

내국인과 외국인 구분은 본인 계정의 핸드폰을 가지고 판단하게 된다. 하지만 외국인이라도 국내에 180일 이상 체류하면 법적으로는 국내 거주자로 구분된다는 게 권 변호사의 설명이다.

빗썸홀딩스 최대 주주 비덴트는 지난 27일 공시를 통해 국세청의 결정에 법적으로 대응하겠다는 방침을 내놨다. 이와 관련해 빗썸코리아 측은 “비덴트와 별개로 빗썸코리아 공식적으로는 행정 절차를 통해 입장을 소명해나고자 한다”고 밝혔다.

이와 관련해 국세청 관계자는 “집행기관 입장에서는 과세를 유지하기 위해 이같은 결정을 내린 것”이라면서도 “기획재정부가 국회에 답변으로 제출했던 내용은 소득세법상 국내 거주자를 대상으로 한 것인 반면, 국세청은 비거주자를 대상으로 했다는 점에서 엄밀히 보면 ‘엇박자’는 아니다”고 설명했다. 

이어 “다른 기업들과 마찬가지로 결과에 불복해 소송을 진행하게 될 경우 어느 쪽이 타당한지는 조세 심판원과 법원에서 판단할 문제”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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