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번방 입장료' 코인 추적…수사협조 팔 걷었다
'n번방 입장료' 코인 추적…수사협조 팔 걷었다
  • 온라인팀
  • 승인 2020.03.24 14: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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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인원, "어떤 자금도 익명으로 거래되지 않도록 하는 것이 자상자산 거래사이트의 의무"
'다크코인'으로 분류되는 모네로는 추적 불가능
박사방 가입자 100여명은 모네로로 송금

미성년자를 성적으로 착취한 영상을 소셜미디어 텔레그램을 통해 유포한 일명 'n번방'이 전국민적 공분을 사고 있다. 일부 텔레그램방은 채팅방 입장료를 비트코인 등 가상자산(암호화폐)으로 받은 정황이 포착됐다. 가상자산 거래사이트는 경찰 수사에 적극 협조하겠다는 의지를 내비쳤다.

24일 국내 가상자산 거래사이트 코인원은 소셜미디어를 통해 "가상자산은 익명성을 보장하지 않으며 그 어떤 자금도 익명으로 거래되지 않도록 하는 것이 가상자산 거래사이트의 의무"라며 "디지털 성범죄가 하루 빨리 근절되길 바라며 수사협조 요청에 그 누구보다 적극적으로 대응하겠다"고 밝혔다.

업계에 따르면 일부 텔레그램 방은 접속 시 비트코인, 모네로 등 가상자산으로 입장료를 요구했다. 경찰에 따르면 '박사방' 운영자 조주빈은 가상자산으로 억대의 수익을 챙겼다고 전해진다.

가상자산은 중앙기관(은행)을 거치지 않고 거래할 수 있는 '탈중앙화' 성격을 갖기 때문에 만능의 탈을 쓰고 있다. 그러나 비트코인, 이더리움 등 가상자산 거래내역은 모두 투명하게 공개되기 때문에 '만능'이라고 볼 수만도 없다.

가상자산은 거래 시 상대의 이름을 요구하지 않는다. 가상자산 거래를 위한 (지갑) 주소만 있으면 된다. 모든 거래내역(트랜잭션)이 블록체인(분산원장) 상에 기록된다. 어느 지갑에서 얼마만큼의 가상자산이 어디로 빠져나갔는지를 알 수 있는 것이다.

따라서 입장료를 받은 '자금책'의 가상자산 지갑주소만 확보하면 가상자산을 송금한 상대의 주소를 알아낼 수 있다. 블록체인 상에 한 번 기록되면 영원히 삭제할 수도 없다.

대다수 가상자산 거래는 거래사이트를 통해 이뤄진다. 개인이 별도로 지갑을 구매할 수 있지만 비용과 거래방식이 번거롭기 때문이다. 국내 가상자산 거래사이트는 이용자 가입 시 최소한의 개인신원확인(KYC) 절차를 거친다. 또 가상자산을 구매하기 위해서는 시중은행에 연동된 계좌를 이용해야 한다.

따라서 n번방 입장을 위해 가상자산 거래사이트를 이용해 비트코인을 구매, 텔레그램방 운영자에게 송금한 투자자는 특정해낼 수 있다. 다만 추적이 불가능한 '다크코인'으로 분류되는 모네로는 예외다.

그러나 일부 투자자는 걸러질 전망이다. 가상자산 거래에 능숙하지 않은 일부가 모네로 구매대행 업체를 이용한 것. 관련업계에 따르면 박사방 가입자 100여명은 국내 가상자산 구매대행사 A사를 통해 박사방 측에 모네로를 송금했다.

A사는 이 과정에서 모네로 대리구매를 요청한 이용자의 이름과 연락처, 이메일 등을 필수 기재하게 한 것으로 알려졌다. A사는 이미 경찰의 압수수색을 받고 회원의 명단을 전달한 것으로 전해진다.

모네로와 별개로 추적이 가능한 비트코인을 박사방 측에 송금한 이용자가 국내 거래사이트를 이용했다면 더 쉽게 잡아낼 수 있다. 거래사이트들이 '수사기간의 요청에 협조하겠다'고 입을 모으는 배경이다.

일부 거래사이트는 이미 수사기관의 협조공문을 받은 상태다. 경찰은 일부 거래사이트에서 확보한 회원명단을 바탕으로 관계자의 신상정보와 송금횟수, 송금액 등을 확인하고 있다.

이날 빗썸 관계자는 "국민적 공분을 사고 있는 이번 사건에 대해 적극 협조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업비트 역시 "수사기관의 요청에 대해 적극 협조할 계획"이라고 강조했다.

가상자산 거래사이트는 '불법', '사기'로 치부되던 가상자산의 양성화를 위해 이번 n번방 사건 해결에 적극적으로 앞장설 것으로 보인다.

최근 특정 금융거래정보의 보고 및 이용에 관한 법률(특금법) 개정안이 국회에 이어 국무회의까지 통과하면서 가상자산은 제도권 편입이 코앞에 있는 상황이다. 특금법 개정안은 국내 가상자산 거래사이트(가상자산 사업자)를 '금융회사'로 보고 가상자산을 이용한 자금세탁과 테러 자금조달 규제를 위한 내용이 골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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