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편차는 심했지만 모두 통과"... 협회 주도 거래소 자율규제의 한계
"편차는 심했지만 모두 통과"... 협회 주도 거래소 자율규제의 한계
  • 황치규 기자
  • 승인 2018.07.11 15:0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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협회, 11일 자율규제심사 결과 발표..."서류 위주 평가 보완해야"
한국블록체인협회가 11일 12개 암호화폐거래소들을 상대로 진행한 자율규제 심사 결과를 발표했다.
한국블록체인협회가 11일 12개 암호화폐거래소들을 상대로 진행한 자율규제 심사 결과를 발표했다.

한국블록체인협회(회장 진대제)가 11일 국내 암호화폐거래소에 대한 일반 및 보안 심사 내용을 발표한 것과 관련해 협회 주도 자율규제의 한계를 벗어나지 못했다는 지적이 많다. 이번 심사의 경우 자료 기반 체크 리스트 중심으로 평가 기준이 적용돼, 심사를 통과했다는 것만으로 암호화폐거래소가 신뢰할만한다는 딱지 역할을 하기는 무리가 있어 보인다. 심사에 참여한 12개 거래소가 모두 통과한 것에 대해서도 너무 봐준것 아니냐는 시선들이 엿보인다.

한국블록협회도 현재 시점에서 자율규제는 개선할 점이 많다고 인정하는 모습이다.

한국블록체인협회가 올해 5월부터 거래소들을 상대로 진행한 1차 자율규제심사를 진행한 결과를 보면 한국디지털거래소, 네오프레임, 두나무(업비트), 비티씨코리아닷컴(빗썸), 스트리미(고팍스), 오케이코인코리아, 코빗, 코인원, 코인제스트, 코인플러그, 플루토스디에스(한빗코), 후오비코리아 12개 업체가 심사를 통과했다. 당초 14개 회사를 상대로 심사가 진행될 예정이었으나 중간에 2개사가 불참하는 바람에 12개 회사가 심사를 받았고, 모두 통과했다.

협회 자율규제는 일반 심사와 보안성 심사로 나눠 진행됐다. 암호화폐 이용자 보호 등에 관한 규정, 암호화폐 취급업자의 금전 및 암호화폐 보관 및 관리 규정, 자금세탁행위방지에 관한 규정, 시스템 안정성 및 정보보호에 관한 규정 등에 대한 체크가 이뤄졌다. 협회에 따르면 이번에 1차 심사를 통과한 것은 거래소가 최소한의 조건을 갖췄다는 것이지, 높은 수준의 보안 역량을 확보했다는 의미는 아니다. 최근 해킹을 당한 빗썸이 심사를 통과한 것도 체크 리스트를 만족시켰다는 것이지 해킹에 안전하다는 뜻은 아니라는 설명이다.

전하진 한국블록체인협회 자율규제위원장은 "회원사들도 이같은 점을 인지하고 보안성 향상을 위한 노력과 투자를 계속해야 한다"면서 "이번은 1차 심사였던 만큼, 향후 암호화폐 시장의 건전성과 이용자 보호를 위해 심사기준은 사전예방 및 사후대책 등의 보완을 통해 꾸준히 향상시킬 계획”이라고 말했다.

이번 심사는 최소한의 평가 기준이 적용된 만큼, 심사를 통과한 12개 거래소들의 내공을 같은 급으로 볼 수도 없다. 보안성의 경우 12개 거래소들간 편차가 심했다. 여러 차례의 자료 보완을 거쳐 심사를 통과한 거래소들도 있다. 자율규제 심사에서 보안성 부문을 담당한 김용대 KAIST 교수는 "기본적인 요건도 갖추지 못해 만회할 시간을 준 거래소도 있었다"면서 "해킹 공격 대상이 되는 결과로 이어질 수 있는 만큼, 개별 거래소의 보안 수준에 대해 구체적으로 말하는 것은 어렵다"고 말했다.

이번 심사는 자료 중심의 체크리스트 위주로 이뤄졌다. 협회가 질문을 던지고 거래소가 답하는 방식이었다. 정량 평가 위주로 진행될 수밖에 없는 구조였다. 김 교수는 "같은 침입탐지시스템이라도 좋은 것과 그렇지 않을 것을 쓰면 결과는 다를 수 있는데, 이번 심사에는 이같은 정성 평가 기준은 적용되지 않았다"고 말했다. 

국내의 경우 협회 심사에 참여해 통과한 12개 거래소들 외에 수십여개 암호화폐거래소가 활동중이다. 심사에 참여한 곳보다 참여하지 않은 거래소들이 더 많은 것이 현실이다. 이런 상황에서 협회가 최소한의 기준을 적용해 진행한 심사 결과가 업계에서 변별력을 갖기는 어려워 보인다. 익명을 요구한 거래소 한 관계자는 "협회 심사가 의무도 아니고 대외적인 신뢰도 향상에 큰 도움도 안되는 상황에서 굳이 참여할 필요성을 현재로선 느끼지 못하고 있다"고 말했다.

전하진 위원장은 서류 위주로 진행된 1차 심사의 한계를 부정하지는 않았지만 암호화폐거래소의 투명성을 강화하는데 이번 심사가 나름 계기가 될 수 있다는 점도 강조했다. 암호화폐거래소는 제도권 밖에 있어 제대로 운영이 되는지, 보안은 어느 수준인지가 베일속이었는데, 협회 주도 심사가 이같은 불확실성을 해소하는데 기여할 것이라는 설명이다. 그는 "서류 심사만으로는 안될 것 같다"며 "평가 기준과 업계에 요구하는 사항을 매년 업그레이드해 철저한 심사를 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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